서 론
경추부를 비롯한 견관절의 통증은 요통 다음으로 자주 통증을 일으키는 부위로서 문제가 생기면 일상생활에 많은 제한을 준다
1,2). 견관절의 잦은 손상 원인은 견관절이 해부 학적 구조상 인체에서 가장 운동범위가 큰 관절임에도 관 절의 안정화에 기여하는 구조물이 주로 연부조직으로 이루 어져 있기 때문이다. 또한 고관절은 대부분 관절의 안정성 이 골성 구조로 이루어져 있으나, 견관절은 견갑골의 관절 와(glenoid)와 상완골두로 이루어진 접합성(containment) 이 불충분한 구조로 이루어져 있기 때문이기도 하다
3).
서양의학에서는 견관절의 동통 및 기능적 장애의 주요 원인을 국소적으로는 회전근개 파열, 견갑골 관절순 손 상, 상완이두근 인대 손상, 상부관절와순 파열(superior labral tear from anterior to posterior, 이하 SLAP병변) 및 상완골두 탈구에 의한 압박성 골절 등에서부터 원위부 로는 목, 상지, 체간 등에서도 유발될 수 있는 질환으로 보 기 때문에 정확한 감별 진단이 중요하다
4).
한의학에서의 견관절 통증은 手部 영역의 肩背部를 포함 한 項傍缺盆之上인 肩部와 腕關節과 肩部 사이의 臑臂部까지 즉 肩臂에 나타나는 제반 통증을 포괄적으로 지칭하며 肩臂 痛이라고 한다
5). 견비통의 원인에 대해서 ≪黃帝內經ㆍ素問ㆍ 藏氣法時論≫
6)에서는 肺ㆍ心의 병과 어깨통증과의 관련을 언급하였으며, Heo et al
7)은 ≪東醫寶鑑ㆍ外形篇ㆍ手門ㆍ 肩臂病因≫에서 筋, 骨의 병변으로 보았으며, 風ㆍ寒ㆍ濕의 침범에 의해서도 견관절 통증을 일으킬 수 있다고 하였다.
견관절 통증의 치료는 서양의학에서는 크게 보존적 치료 와 수술적 치료로 대별된다. 보존적 치료 방법으로는 휴식, 약물요법, 물리치료, 주사요법 등이 있으며, 수술적 치료 방법으로는 관절경 관절낭 유리술, 견봉절제술, 관절경하 감압술, 회전근개 봉합술 등이 있다
8). 한의학적으로는 기 존의 침구치료와 약물치료 외에도 약침치료, 추나치료, 도 인기공치료, 온경락요법 등이 사용되고 있다
9).
최근 진단의 객관화와 질병의 예후 판단 및 의사가 환자 에게 설명하는 과정이 중요하게 대두되면서 한방병원에서 도 진단방사선과에 검사를 의뢰하는 경우가 늘어나고 있 다. 견관절의 병변을 평가하는데 사용되는 영상기기는 단 순 방사선 촬영장치(X-ray), 초음파검사(ultrasonography), 컴퓨터단층촬영(computed tomography, 이하 CT), 자기공명영상(magnetic resonance imaging, 이하 MRI) 등이 있으나, 이 중 MRI가 가장 객관적이고 정확한 영상을 제공한다. 그러나 MRI는 환자에게 가장 많은 경제적 부담 을 주고, 장시간의 검사로 인해 환자에게 가장 많은 불편을 주는 검사이기도 하다
10).
견관절 통증은 MRI 등의 영상기기를 통해 다양한 질환 으로 분류가 가능하지만 지금까지 견관절 관련 한의학 논 문을 살펴보면 견관절 주변 통증을 포괄하는 견비통에 관 한 논문들이 대다수였고 회전근개 손상, 충돌증후군, 오십 견, 석회화건염, 상부관절와순파열 등의 서양의학적 국소 적 진단에 따른 논문들은 5례 이하의 소수의 치험례를 바 탕으로 한 논문들이 많았다.
이에 본 저자는 견통으로 한방병원에 입원하여 견부 MRI를 촬영하고 치료받은 28명의 환자들을 대상으로 국소 적 질환군으로 분류하고 그에 따라 한방병원에 내원하는 견통 환자들의 특징에 대해 분석하고 한방치료의 어깨 질 환별 치료효과에 대해 논하였다.
고 찰
어깨통증은 성인 인구의 약 10 %가 현재 혹은 최근에 고 통 받고 있으며 인생을 통해 약 40 %가 한 번 이상 겪을 정 도로 요통 다음으로 흔한 질환이다. 어깨는 인체에서 가장 가동범위가 큰 관절로서 상완와 관절, 견쇄 관절, 흉쇄 관 절의 3개의 가동관절을 포함하는 복합 관절로 구성되어 있 으며, 이외에 근육성 관절로서 견갑흉곽 관절이 있다
13). 견 관절은 ball and socket joint이나, 고관절과는 다르게 관 절와는 깊이가 깊지 않아 상완골두와 관절와 공간과의 관 계는 마치 물개의 코에 놓인 균형 잡힌 공과 같은데
14) 견관 절 관절낭의 공간 용적은 상완골두 크기의 약 2배로 느슨 하고 확장될 수 있는 관절낭의 특성에 의해 넓은 범위의 가 동성을 갖게 된다. 이러한 해부학적 구조는 안정성보다 운 동성에 유리하게 설계되어 있어서 주변의 근육과 인대, 건 등의 연부조직이 어깨 관절의 안정성을 주는데 중요한 역 할을 한다
15).
어깨 통증을 유발하는 질환에는 여러 가지가 있지만 크 게 불안정해서 생기는 탈구, 아탈구 등과 회전근개 건이나 기타 연부조직 손상, 유착성 관절낭염과 같은 강직성 질환 으로 나눠볼 수 있다
3). Shin et al
16)이 정형외과에 견통으 로 내원한 환자들을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외래를 방문한 어깨 통증 환자의 가장 많은 질환은 회전근개 질환(55 %) 이었으며 동결견(8.8 %), 골절(8.7 %), 불안정성 및 SLAP 병변(8.3 %)순이었다. 회전근개 질환 내에서는 회전근개 파열이 가장 많았으며, 회전근 건염 및 충돌 증후군 순의 빈도를 나타내었다.
다빈도 견관절 질환들의 특징을 살펴보면, 먼저 회전근 개 손상은 견관절 자체 통증의 가장 흔한 원인이며, 통증 은 매우 심하지만, 단순 방사선 검사로는 직접적인 소견을 볼 수는 없는 사례가 많다. 상완골 대결절 부위에서 국소적 인 발열과 압통이 나타나며, 회전 및 외전 운동이 현저히 제한되지만 시상면 운동은 제한이 거의 없으므로 이학적인 검사와 압통점을 확인하여야 한다
17,18).
두 번째로, 충돌증후군은 어깨 전방부 통증과 머리 위로 팔을 올리는 운동과 관계가 있으며, 다양한 원인에 의해 발생한다. 대부분의 통증은 회전근개 건(rotator cuff tendon) 및 견봉하 점액낭의 염증에 의해서 발생된다
19). 충돌증후군은 임상증상 및 해부 병리적 단계에 따라 제1단 계 부종 및 출혈, 제2단계 섬유화 및 건초염, 제3단계 건파 열로 구분된다
20).
세 번째로, 견봉하-삼각근하 점액낭염은 마찰을 줄이고 보호하는 역할을 하는 점액낭에 반복적인 압박, 마찰에 의 해 염증이 생긴 질환으로 충돌증후군이나 회전근개 손상과 함께 오는 사례가 많다
21).
네 번째로, 유착성 관절낭염은 회전근개, 관절활액낭막, 상완이두건 및 주위조직을 침범하는 퇴행성 변화의 결과로 서 심한 운동장애를 일으키는 질환인데 흔히 凍結肩(frozen shoulder) 또는 관절낭 주위염이라 칭한다
17).
마지막으로, SLAP 병변은 상완이두근 건과 그 기시부인 상부 관절와순의 후방부에서 시작하여 전방 관절와절흔의 바로 전 부위까지 파열되는 병변으로 탄발음, 동통 및 불안 정감 등 다양한 증상을 보이는 질환이다
22). 질병 고유의 증 상이 있지는 않으며 이학적 검사 역시 특이한 소견이 없고 전방 불안정성이나 회전근개 질환 등 다른 질환을 동반하 는 사례가 흔해 진단하기가 쉽지는 않다.
견관절 질환을 진단하는 검사방법으로는 단순 방사선 촬 영(X-ray), 관절 조영술, 컴퓨터 단층 촬영술(CT), 초음파 검사, 자기공명 영상법(MRI), 자기공명 관절 조영술(magnetic resonance arthrography, MRA) 및 관절경 검사 등 이 있다
23). 단순 방사선촬영은 초기에 시행하는 검사방법 이며, 관절 조영술은 회전근개 질환을 진단하는 효과적인 검사이다
24). 초음파 검사는 회전근개 질환과 기타 연부조 직 질환을 진단하는데 유용하며 저렴하면서 쉽게 이용할 수 있어 회전근개 질환의 선별검사로 이용되지만
25), 극상 근 혹은 극하근의 관절면측 손상과 관절와 상완 관절 (glenohumeral joint), 그리고 관절와순(glenoid labrum) 의 영상화에는 제한적이며, 검사자의 숙련도에 대한 의존도 가 높다는 단점이 있다
26,27). 컴퓨터 단층 촬영술은 골 관련 질환을 찾는데 유용하며
25) 자기 공명 영상법(MRI)은 연부 조직 병변의 진단에 가장 우수한 영상 의학적 진단방법으로 알려져 있으며 거의 모든 어깨 질환을 판별해낼 수 있다.
한방에서 어깨 주위 통증은 肩臂痛이라 불리는데 견비통 은 견관절의 동통 및 활동장애와 경추 혹은 주위부로의 방 사통을 포함하며, 肩關節과 上肢에 肩臂部와 연관되어 나타 나는 제반통증을 포괄적으로 지칭한다
28). 한의학적 관점에 서 견비통의 원인을 ≪諸病源候論≫
29)에서는 邪客于足太陽 之絡과 肺氣盛으로 보았고, ≪證治準繩≫
30)에서는 肺經에 病이 들거나 邪氣가 腎經에 있어도 肩痛이 온다고 하였고, 外因으로는 痰飮이나 風寒에 傷하거나 濕熱이 相搏하여서도 肩痛의 原因이 된다고 하였다.
≪東醫寶鑑≫
7)에서는 주로 疲飮, 風寒濕, 氣血凝滯, 七 情, 折傷 등으로 원인을 구분하였으며, Jeong et al
31)은 중 국의 임상보고를 토대로 風寒濕痺型, 氣血陽虛型, 肝賢虛損 型 및 外傷瘀血型 등으로 원인을 분류하였다.
경항통이나 요통에 관해서는 MRI 소견을 통한 연구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으나 관절질환은 2002년에 Yang et al
32)이 슬통 환자의 MRI소견을 통해 한 연구를 제외하고는 다른 연구는 진행되지 못한 실정이다. 특히 어깨 관절은 회 전근개 문제, 유착성 관절낭염, 점액낭염 등의 국소적인 진 단에 따라 예후와 치료, 그리고 환자의 교육에 많은 차이가 있으나 기존 한방 논문에서는 포괄적인 어깨통증인 견비통 의 치료에 대한 논문만이 다수 존재할 뿐, 국소적인 문제에 대한 감별진단과 치료에 대한 증례는 1,2례의 치험례에 불 과하다. Kim et al
33)이 견비통을 한의학적 원인, 증상, 변 증, 통증 부위에 따라 유형별로 분류한 논문이 있지만 표준 화시키기에는 무리가 있다. 이에 본 저자는 어깨통증으로 한방병원에 내원한 28명의 환자들을 대상으로 견통을 MRI 진단을 통하여 분류하고 그에 따른 한방 치료 효과를 살펴 보았다.
첫 번째로, 한방병원에 견통으로 내원하여 MRI 촬영을 한 환자의 성, 연령에 따른 분류를 살펴보면, 28명 중에 남 성이 7명, 여성이 21명으로 남녀의 비율이 1:3을 나타냈고, 연령별로 보면 51~60세가 11명으로 가장 많았고, 그다음 으로 41~50세, 61~70세 순이었다.
두 번째로, 연령별 판독결과의 수에서 보면, 21~30세와 31~40세에서는 0~1개의 판독결과만을 가지고 있으나 연 령이 높아질수록 판독결과의 수도 많아지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세 번째로, MRI 판독결과에 따른 분류를 살펴보면, 견봉 하점액낭염과 극상근건 부분파열이 가장 많았고, 유착성 관절낭염과 상완이두근 건 결절종, 극상근 석회화건염, SLAP 병변 등의 순으로 많았다. 부위별로 봤을 때는 극상 근에 이상이 있는 사례가 82.1 %로 가장 많았으며, 그 중에 서도 부분파열이 32.1 %를 차지했다. 이는 앞서 언급한 Shin et al
16)의 정형외과 내원 견통 환자 비율 분석에서의 회전근개 질환의 비율인 55 %보다 높은 비율이었다. 유착 성 관절낭염도 28.6 %로 정형외과 내원 비율인 8.8 %보다 많았고 SLAP병변은 10.7 %로 정형외과 내원 비율인 8.3 %와 가장 비슷했다. 한방병원에 내원하는 견통 환자의 주 된 원인이 회전근개 손상이며 유착성 관절염이나 견봉하 점액낭염도 중요한 원인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네 번째로, MRI판독결과에 따른 이환기간의 분포를 살 펴보면, 회전근개 전층파열과 같이 통증이 심한 질환은 급 성기(44.4 %)와 아급성기(55.6 %)에만 내원하였고, 퇴행 성 변화로 인한 질환인 건증이나 유착성 점액낭염은 만성 기에 내원하는 경우가 훨씬 많았다. 견관절 질환은 주위 연 부조직에 마찰이나 외상 등에 의해 염증이 생기면 석회화 나 섬유화가 되고 심해지면 파열되고 이러한 통증들로 인 해 견관절의 사용을 줄이다보면 유착이 생기는 과정을 거 친다. 이렇듯 견관절 질환들은 서로 연관된 부분이 많고 여 러 단계가 동시에 오기도 하므로 이환기간을 명확히 나누 기가 어렵다. 다만, 회전근개 전층파열은 통증을 느끼자마 자 내원하는 경우가 많고, 유착성 관절낭염 같은 경우는 통 증이 지속되다가 내원한 경우가 많다고 생각해볼 수 있다.
다섯 번째로, VNRS와 ROM으로 질환별 호전도를 살펴 보았는데, 환자들의 전체 VNRS 평균은 입원 시보다 퇴원 시에 줄어들고 ROM 평균은 굴곡, 외전, 내회전, 외회전에 서 모두 증가하여 한방치료가 견통 환자에게 효과가 있음 을 알 수 있다. 특히 ROM 중에 외전은 평균 17° 가량으로 가장 크게 증가했는데, 이는 가장 많은 비율을 차지하는 극 상근 건의 파열에 의한 외전 시 통증이 완화되었음을 시사 한다. 또한 어떤 질환이 있을 때와 있지 않을 때의 입원 시 와 퇴원 시의 VNRS 차이를 비교한 통계를 통해 각 질환별 한방치료 효과를 분석해본 결과, 평균상으로 모든 어깨 질 환에서 입원 시와 퇴원 시에 VNRS의 호전이 있었지만 long bicipital tendon sheath ganglion cyst와 SLAP lesion이 있을 때는 없을 때에 비해 입원 시와 퇴원 시의 VNRS 차이가 통계적으로 유의한 변화를 보이지 않았다. 특히 SLAP lesion이 있을 때는 VNRS의 평균이 입원 시 7.33 ± 2.08에서 퇴원시 5.67 ± 3.51로 가장 적은 감소폭 을 보였고 유의확률도 0.3711로 가장 높아 유의성이 떨어 졌다. 이를 통해 long bicipital tendon sheath ganglion cyst와 SLAP lesion이 있을 때 다른 병변이 있을 때보다 한의학적 치료에 대한 반응이 느리게 나타남을 유추해볼 수 있다.
여섯 번째로, 임상증상등급별 평가로 질환별 호전도를 살펴보았는데, 회전근개 부분 파열의 경우 퇴원시 양호 이 상의 등급이 대다수였던 반면에 회전근개 전층 파열은 대 다수가 호전 이하의 등급을 나타내 회전근개 손상 안에서 도 정도에 따라 호전도에 차이가 있음을 유추해 볼 수 있 다. 또한 상완이두근건 결절종도 양호 이상이 대다수를 차 지하여 한방치료로 호전이 잘 되는 질환임을 알 수 있다. 치료 불량 단계인 1명은 회전근개 손상과 유착성 관절낭염 을 동시에 가진 환자였다.
이상의 결과로부터 한방에서 말하는 견비통, 오십견 이 외에도 다양한 국소 어깨 병변 환자들이 한방병원에 내원 하고 있음을 알 수 있고, 이 국소병변들은 거의 한방치료로 호전될 수 있음을 알 수 있다.
이 연구는 한방병원에 견통으로 내원해서 MRI 촬영을 하는 사례가 많지 않아 대상이 28명으로 국한되었고, 어깨 관절 질환의 특성상 여러 가지 병변이 함께 있는 사례가 많 아서 정확한 질환별 특성을 알아보는데 제한이 있었다. 그 리고 치료가 변증에 따라 달라졌기 때문에 침치료 부위나 탕약을 표준화시킬 수 없었다는 제한점이 있었다. 향후 더 많은 증례를 확보하고 각 질환별로 효과적인 치료방법을 찾는 전향적 연구가 추가로 필요할 것이다.
양방과 한방은 질병을 보는 시각에 차이가 있을 수 있지 만 치료과정에서 객관적으로 진단을 하고 환자에게 설명하 는 것은 양방과 한방 모두에게 필요한 일이다. 이번 연구를 통해 향후 한방 의료인들도 진단방사선학적으로 질환을 세 밀하게 구분하고 그에 맞는 한의학적인 치료를 개척하여 한의학의 우수성을 세계로 알리려는 노력이 필요할 것으로 생각된다.